비트코인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8% 상승하며 금을 비롯한 다른 자산들과 완전히 다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저도 솔직히 이 부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비트코인은 위기 때마다 가장 먼저 떨어지던 자산이었으니까요. 그런데 2025년 들어 시장의 문법이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면서 느낀 건, 더 이상 비트코인을 단순한 위험자산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재평가받는 이유
지난 20년간 금융시장에서 통용되던 공식이 깨지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연준의 '파월 풋(Fed Put)'을 믿었습니다. 여기서 파월 풋이란 연준이 시장 폭락을 막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해줄 거라는 암묵적 보장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코로나 때 연준은 4조 달러를 풀었고, 시장은 빠르게 회복됐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미국의 공공부채가 GDP 대비 101%를 넘어섰고, 이자 비용만 연간 1조 달러 이상 발생합니다(출처: 미국 재무부). 연준이 과거처럼 폭발적으로 돈을 풀 명분도, 여력도 부족한 상태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적 변화는 자산 배분 전략을 근본부터 바꿔야 할 신호입니다.
비트코인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합니다. 금이 안전자산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인데, 비트코인의 희소성은 금보다 두 배 높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의 스톡-투-플로우 비율(Stock-to-Flow Ratio)은 80년입니다. 여기서 스톡-투-플로우란 현재 존재하는 총량 대비 연간 신규 발행량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자산의 희소성을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금의 스톡-투-플로우가 40년인 걸 감안하면, 비트코인이 얼마나 더 희소한지 알 수 있죠.
더 중요한 건 투명성입니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에 분산된 컴퓨터 네트워크로 작동하며,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해저 케이블의 70~80%가 끊어져도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계속 작동한다고 합니다(출처: Cambridge Centre for Alternative Finance). 어떤 정부나 기관도 조작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알트코인에서 6년째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 상폐되거나 최저점을 계속 갱신 중입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처음엔 비트코인도 의심했죠. 하지만 비트코인만큼은 다릅니다. 2,100만 개라는 명확한 발행 한도와 투명한 온체인 데이터가 있으니까요. 알트코인과 비트코인을 같은 잣대로 보면 안 됩니다.
스테이블코인과 금리 동결이 만드는 새로운 시장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육성하는 이유는 달러 패권 유지 때문입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상위 10개를 합치면 3천억 달러를 넘습니다. 테더(USDT)만 해도 우리나라 정부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죠. 미국 입장에선 국채를 사줄 새로운 수요처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과거엔 외국 중앙은행이나 연준이 미국 국채의 주요 매수자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 국채 수요가 급감했고, 전쟁 중에도 미국채 금리는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국채 투매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제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국채를 사주길 기대하고 있고, 명확성 법안(Clarity Act)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스테이블코인은 완전한 대체재가 아니라 하이브리드 형태로 자리잡을 겁니다. B2B 결제나 해외 송금처럼 비효율이 큰 영역부터 먼저 침투하겠죠. 당장 부모님께 스테이블코인 쓰라고 하면 어려워하실 겁니다. 사용성과 규제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으니까요.
연준의 금리 정책도 주목해야 합니다. 3월 FOMC에서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FOMC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약자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핵심 기구입니다. 금리 동결 자체는 예상된 일이지만,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보다는 차기 의장으로 거론되는 케빈 월시의 입장이 더 중요합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ETF에는 3월부터 7억 달러 이상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블랙록의 IBIT를 중심으로 기관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 걸 보면, 시장이 바닥을 다졌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중앙화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도 계속 줄고 있고, 고래들이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빼가는 움직임도 포착됩니다.
비트코인의 단기 하단은 55,000달러 정도로 예상됩니다. 200주 이동평균선이자 전체 평균 매수 단가가 이 선인데, 과거 사이클에서도 여기까지 떨어진 후 반등했습니다. 상단은 솔직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올해 안에 150,000달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전쟁이 진정되고, 중간선거 리스크가 해소되고,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300,000달러까지도 열려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언제까지 사기라고 볼 건지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저도 알트코인에서 뼈아픈 손실을 겪었지만, 비트코인만큼은 다르다는 확신이 섭니다. 지금부터 분할 매수를 시작하는 게 장기적으로 현명한 전략입니다. 불장이 본격화되면 추격 매수는 심리적으로 더 어려워지니까요. 3분기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되, 중간선거 이후부터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