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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 (디지털 자본, STRK, 금융상품 설계)

by yongdo1 2026. 3. 18.

저도 처음 마이클 세일러의 강연을 접했을 때는 솔직히 혼란스러웠습니다. 비트코인 자체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그 위에 또 다른 금융상품을 쌓아올린다는 개념이 쉽게 와닿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2023년부터 0.16 BTC로 시작해 현재 1.2 BTC를 모으는 과정에서, 왜 세계 금융시장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지 조금씩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11월 5일, 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은 6만 달러에서 9만 5천 달러로 급등했고, 이는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제도권의 공식 인정을 의미했습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주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점이었죠.

비트코인이 디지털 자본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이유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골드'가 아니라 '디지털 자본(Digital Capital)'이라고 정의합니다. 여기서 디지털 자본이란 손실 없이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경제적 에너지를 의미합니다(출처: 스트래티지 공식 발표). 쉽게 말해 전 세계 돈의 2,100만분의 1을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권리인 셈이죠. 5,000년간 인류는 금이라는 금속 자본에 합의해 왔지만, 이제는 디지털 형태의 순수한 경제 에너지에 다시 한번 합의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2024년 11월 5일 이전까지 미국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산업을 사실상 억압했습니다. 시그니처 은행과 실버게이트 은행은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졌음에도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폐쇄되었고, 주요 메가뱅크들은 과도하게 보수적인 정책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대선 이후 SEC, CFTC, 연준, 재무부까지 모두 비트코인 지지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제도적 채택(Institutional Adoption) 시대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저 역시 이 변화를 직접 체감했습니다. 2023년 처음 비트코인을 매수할 때만 해도 주변에서 '도박 아니냐'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엔 오히려 "어떻게 사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아파트 대출금과 종신보험 대출까지 활용해 1.2 BTC를 채운 건, 단순히 가격 상승을 노린게 아니라 이 자산이 앞으로 금융 시스템의 근간이 될 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세일러가 강조한 두 가지 축은 디지털 인텔리전스(AI)와 디지털 자산(비트코인)입니다. AI를 거부하는 기업은 느리고 비효율적으로 변하고, 비트코인을 거부하는 조직은 가난하고 약해진다는 논리죠. 실제로 세일러는 토요일 오후 혼자 AI를 활용해 새로운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변호사와 은행가들이 수십 년간 고민해도 찾지 못한 해법을 단 몇 분 만에 도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상품이 스트래티지의 우선주 STRK이며, 이는 60억 달러 이상 발행되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약 5%만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자본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 비율은 빠르게 증가할 것입니다. 일본, 스위스, 유럽 등 각국에서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메타플래닛(일본), 오렌지 PTC(브라질) 등이 대표적입니다(출처: 코인데스크).

디지털 자본
디지털 자본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이 정제하는 금융상품의 구조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의 핵심은 '비트코인을 원유처럼 정제해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가공한다'는 개념입니다. 세일러는 원유(Crude Oil) 비유를 자주 사용하는데, 정제되지 않은 원유 한 배럴에서 케로신, 가솔린, 디젤, 아스팔트, 나일론, PVC 등 수천 가지 제품이 나오듯, 비트코인이라는 디지털 자본에서도 무한한 형태의 금융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CAGR(연평균성장률,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이 중요합니다. 비트코인의 장기 CAGR은 약 30%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개별 투자자의 요구는 천차만별입니다. 일본 투자자는 엔화 기준 5% 수익에 만족할 수 있고, 미국 연금펀드는 100년 만기 안정형 상품을 원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은 이런 다양한 니즈에 맞춰 통화 리스크, 기간 리스크, 변동성 리스크를 제거한 맞춤형 신용상품을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스트래티지가 발행한 STRK 우선주는 액면가 100달러, 만기 없는 영구채(Perpetual Bond) 구조입니다. 전통적으로 우선주는 소매용 25달러, 기관용 1,000달러가 일반적인데, 세일러는 18세기 로스차일드 가문과 영국 정부가 발행했던 콘솔 채권(Consols) 구조를 부활시켰습니다. 콘솔 채권이란 금을 담보로 연 3~5% 이자를 영구히 지급하는 채권으로,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했습니다(출처: 영국 국립기록원). 스트래티지는 이를 디지털 골드인 비트코인으로 담보해 재창조한 겁니다.

제가 직접 STRK를 검토해본 결과, 이 상품은 나스닥 브로커를 통해서만 거래 가능하고 로빈후드에선 살 수 없습니다. 즉 유통 채널과 규제 준수가 상품 설계만큼이나 중요하다는 뜻이죠. 세일러는 "쉬운 돈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쉽게 얻은 돈이 반드시 좋은 돈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형 투자자 한 명에게 워런트와 보호 조항을 얹어 10억 달러를 하룻밤에 조달할 수도 있지만, 그건 주주 가치를 희석시킬 뿐입니다. 진짜 가치 있는 돈은 10만 명의 개인 투자자에게 신용 리스크 없는 우선주를 직접 판매하는 어려운 길에서 나옵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이 만드는 상품의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담보 비율 조정: 10배 초과 담보부터 1배까지 자유롭게 설계 가능
  • 기간 설정: 즉시 유동성부터 100년 만기까지 다양화
  • 통화 헤지: 엔화, 달러, 유로 등 원하는 통화로 리스크 제거
  • 수익률 구조: 고정 배당형, 변동형, 복리형 등 맞춤 설계

전 세계에는 약 30~50조 달러의 자금이 은행 계좌, 머니마켓 펀드, 연금 펀드에 묶여 있습니다. 이들은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감당할 수 없어 0.25%(일본), 2%(유럽), 3%(미국) 수준의 초저금리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담보로 5~10%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 나온다면, 이는 45%의 스프레드를 포착하는 구조가 됩니다. 세일러의 표현대로 "경제적 이익의 90%를 초기 단계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누적"시킬 수 있는 겁니다.

다만 제 생각엔 이런 상품들이 비트코인 현물보다 낫다는 건 착각입니다. 비트코인의 CAGR이 30%일지 -3%일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현금흐름 없는 자산을 담보로 연 11% 배당을 약속한다는 건 구조적 리스크가 있습니다. STRK의 배당률이 7번 연속 올랐다는 건, 100달러 페깅 유지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죠. 저는 여전히 비트코인 현물을 개인 지갑에 보관하는 게 근본이라고 봅니다. 세일러가 말한 '버려진 자본'—퇴직연금처럼 내 마음대로 뺄 수 없는 돈—에는 이런 상품이 유효하지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라면 굳이 파생상품을 살 이유가 없습니다.

결국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은 비트코인을 직접 살 수 없는 거대 자본을 연결하는 '정유소' 역할을 합니다. 전 세계에 25,000개 은행, 수천 개 보험사, 수천 개 연금펀드가 존재하므로, 각 시장마다 거대 트레저리 기업이 하나씩 등장할 겁니다. 일본에는 메타플래닛, 미국에는 스트래티지, 브라질에는 오렌지 PTC처럼 말이죠. 하지만 저처럼 직접 비트코인을 살 수 있는 개인이라면, 정제되지 않은 원자재를 먼저 확보하는 게 우선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매일 새벽 광역버스에서 4만 원씩 DCA를 이어가며 비트코인 수량을 늘릴 계획입니다. 두 아이에게 각각 0.1 BTC씩 증여한 것도, 이 자산이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미래 금융 시스템의 근간이 될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세일러가 강조했듯,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네트워크의 연산 방어선이라면, 트레저리 기업은 경제적 방어선입니다. 하지만 진짜 방어선은 우리 같은 개인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며 만들어가는 겁니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투자, 끝까지 견디는 전략이 결국 승리합니다.


참고: https://youtu.be/Y3H66pWFrtA?si=1hmeQ_EqDdNtlg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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